추억팔이 돌발표적 제 2탄, 조이드 컬렉션 DX 훼일 킹(Whale King)입니다. 옛날부터 찾고는 있었지만 적당한 기회가 없어 거의 포기중이었는데, 어느날 아무 기대 없이 무심코 만다라케를 검색했다가 비교적 착한 가격에 올라온 매물을 딱 하나 발견하고 그야말로 척추반사 주문, 어제 감격스러운 상봉을 마쳤습니다.
거대한 상자를 열면 상자만큼이나 거대한 본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좌우의 주날개와 꼬리날개를 꽂아주면 간단하게 조립 완료! 전체 길이는 약 54cm로, 넌스케일이긴 하지만 설정상 225m의 거대한 물건이니 굳이 따지자면 대강 1/420 정도 스케일이 되겠네요.
고래형 조이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향유고래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색상은 사출색 그대로, 등 쪽의 회색부 등에는 부분도색이 적용되어 있군요.
멀쩡히 물 속에서 살던 놈한테 뜬금없이 하늘을 날게 하기 위해 달린 거대한 이온 부스터 엔진. 덩치에 비하면 조금 작은 듯도 싶지만 양력이 아닌 반중력 마그네이저 기술로 떠다니는 놈이니 뭐 이 정도로 충분한가 봅니다.
공중항모 내지는 초대형 수송/상륙함 컨셉인 데 비해 생각보다 중무장입니다. 함수에 달린 초대형 질량병기 ASZ 일렉트론 매스드라이버. 클리어 그린 커버 개폐기믹과 연동되어 포신이 움직이는데, 별로 가동이 시원스럽진 않아서 손으로 좀 더 잡아빼고 넣어주고 해야 합니다. 애들 안전을 위해 요즘은 기피되는 용수철 발사기믹도 들어있는 재미난 물건.
ASZ 3연장 멀티플 캐터펄트 런처...겸 함교(?!). 함교를 회전포탑에 올리질 않나, 그 포탑이 통채로 들어 올려지질 않나, 좀 이해가 안 가는 디자인. 무엇보다 포탑과 포신 표현이 너무 단순화되어있는 게 아쉽네요. 뭐 조이드 시리즈가 다 그렇긴 하지만...
가슴 지느러미를 형상화한 거대한 주익. 뿌리 부분을 잡아빼면 뒤로 90도 접을 수 있습니다.
랜딩기어도 수납식. 다만 접어넣은 상태에서는 뒷쪽이 무거운지 바닥에 내려놓으면 뒤로 기우뚱합니다.
풀 해치 오픈! 거체 여기저기에 조이드 컬렉션(가챠퐁) 시리즈를 수납/전시할 수 있습니다.
동봉되어 있는 조이드 컬렉션 시리즈. 왼쪽부터 레브랩터, 자뱃, 제노 브레이커, 레들러, 다크혼, 데스스팅어입니다. 크기에 비해 조형과 도색, 디테일은 준수한 수준. 다만 보시는 바와 같이 스케일은 완전히 중구난방이군요.
실제 항공모함의 함체가 이렇게 훌떡 열리는 건 말이 안 되겠지만, 설정보단 완구로서 충실하기 위한 기믹으로 봐야겠지요. 내부의 디테일이 스티커로 재현되어 있는 건 다소 아쉬운 부분.
크레인은 상하 가동 및 신축이 가능. 집게 가동은 안 되지만 이렇게 대강 걸쳐놓을 수는 있네요.
후방 캐터펄트에서 사출 준비중인 레들러. 고정기믹 같은 게 있었으면 좀 더 좋을 뻔 했습니다.
전방 램프를 타고 내려오는 푸른 재앙, 데스스팅어. 애니에서는 여기에도 캐터펄트가 있는지 비행 조이드를 후두두 뱉어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지요.
배면 후방에 있는 해치에는 자뱃 1대 거치가 가능합니다. 뭔가 고정용 핀이라고 달려있긴 한데 도무지 어떻게 끼워야 하는지 감이 안 와서 대충 걸쳐만 놨네요.
동봉된 앙케이트 엽서와 헤릭/가이로스 국적마크 스티커, 매스 드라이버용 탄환 8개. 어디 굴러들어갈까 봐 아직 쏴 보지는 못했습니다.
ZCDX-01 훼일 킹은 가이로스 제국의 초대형 조이드로서, 심해에서 서식하던 향유고래형 야생체를 베이스로 개발되었습니다. 전장 225m에 중량 8,290톤의 거체로 조이드 1개 대대의 수송이 가능하며, 마그네이저 기술과 이온 부스터를 갖춰 최고속도 시속 825km로 비행할 수 있지만 수중 항행도 가능합니다. 수송용 기종 치고는 중무장이지만, 기동성이 낮아 일선 전투용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전부터 그럴듯한 공중전함 토이 하나가 갖고 싶었는데 이걸로 소원성취했네요. 한참 조이드 모으던 시절엔 국내에서 구할 길이 막막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거의 15년 만에 이렇게 연이 닿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테이프 말라붙은 거나 포장 속속까지 들어와 패널라인에 쌓인 먼지를 보니, 정말 어디 가게나 개인 창고에 미개봉 상태로 오래 묵다 나온 물건인가 싶네요.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발매 당시 정가 4,900엔)에 거대한 크기, 풍부한 기믹 등 플레이 밸류가 높은 물건이지만 이제는 옥션이나 해외 오픈마켓 아니면 구하기 힘든 물건이 되어 버렸습니다. 애초에 컨텐츠의 생명력이 끊긴 지 오래기도 하고요.
어쨌건 귀한 물건 구했으니 오래 아껴줘야겠습니다.
p.s.
고래의 식생활.jpg
대왕오징어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덧글
훼일킹 함대 폭격에 곶통받던 공화국이 살라만다 조종사 우주복 입히고 고고도 요격 나서는 장면이 진짜 예술이었죠.
파일럿도 못견디고 살라만다도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대함 미사일 발사 고도 도달해서 격침 성공시킬때의 감동이 ㅠㅠ
*R모 MS, 핵융합로 기능정지;ㅅ;
**선생님 배가 아파요. 너무 아파 옵니다 징징
오프매장 판매품이라 오프매장 방문객이 먼저 집어갔을까봐 조마조마했는데 겟템 성공했습니다. 브이!
……라온 박사 대단한 사람이였군요(?)
슬래쉬 제로는 분명 다 봤는데 기억나는 거라곤 리논의 욕탕 훔쳐보기 복수전 밖에 없네요;
확실히 전함이나 운송함으로 따지어 조이드 세계관에서 디자인이 참 좋다고 느낀것은 바로 저 훼일 킹이었습니다. 다만 진짜 함교를 왜 포랑 합첬는지는 의문스럽더군요. 차라리 관측소와 포를 합첬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기억이 안나긴 하는데 얼추 크기 비슷하지 않나요?
애니의 오버스케일 말고 배틀스토리..그러니까 실제
완구 스케일 기준으로(...)
애니판 대형조이드들도 그렇지만. 대형은 진자 스케일이 남다르더군요^^
기믹이 정말 깨알 같이 재미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