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추억팔이 돌발표적에 꽂혀서 소형 태엽 조이드를 하나 질렀습니다. 이름하여 '제네바스 제국 수륙양용 전투용 조이드 EMZ-31 시 팬더'. 나름 사연이 얽힌 추억의 물건을 다시 손에 넣게 되어 감회가 새롭네요.


박스샷. 토미 조이드 신판 시리즈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던 2008년 무렵, 정규 신판 라인업도 아니고 뜬금없이 월간 잡지+부록 형식으로 몇몇 소형 조이드가 구판 사양으로 복각되었는데, 이게 바로 '월간 조이드 그래픽스'입니다. 월간지 주제에 발매월 표기도 없이 볼륨 넘버만 찍혀 있는데, 통권 7호인 시 팬더는 2008년 7월호(...)에 해당되지요.
기존 박스는 핸드폰 박스보다 조금 컸던 정도로 기억하는데, 조이드 그래픽스는 웬 전화번호부 사이즈라 살짝 당황스럽네요.
전면 뚜껑을 열면 트레이에 담긴 내용물을 볼 수 있습니다. 태엽 조이드에 이런 고급스런 패키지 필요없어...
내용물. 포장이 워낙 거창해서 그렇지, 설명서를 겸한 그 이름도 위대하사 '잡지(를 빙자한 설명서 겸 14 페이지 짜리 찌라시)'와 그 '부록'인 시 팬더의 런너들+보너스 개조부품이 내용물의 전부입니다. 원래 가격은 1천엔 내외가 아니었나 싶은데, 조이드 그래픽스로 나오면서 1,800엔으로, 그리고 지금은 대략 40달러 정도에 거래되는 중. 전 4천엔에 구했습니다....속이 좀 쓰리네요.
시 팬더의 구성품. 사출색은 신판이 아닌 구판 제네바스 특유의 은/적색으로, 붉은색도 신판의 거무죽죽한 것이 아닌 구판의 선명한 색감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파일럿 피규어의 은빛 도금!
참고로 런너에는 태국산이라고 쓰여있는데, 박스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여 있군요. 구판 금형을 정말 그대로 갖다 쓰느라 그런 건지...실제 생산이 어디에서 이루어졌지는 모르겠습니다.


워낙 간단한 구조라 조립은 순식간에 끝이 납니다. 소라게의 외형을 멋지게 살려낸 디자인은 지금 봐도 최고. 크기는 주먹보다 좀 작은 정도로, 좀 굵직한 군고구마랑 비슷하다고 하면 될까요? 어렸을 적 기억으로는 그보단 컸던 것 같은데, 이게 세월의 위력인가 싶네요.
기본적으로 태엽에 의해 6개의 다리가 가동되면서 전진하고, 등딱지 위쪽 양 옆의 무장은 수동으로 각도조절이 가능합니다.


구판 조이드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모티브로 삼은 동물의 특징을 어떻게 이토록 멋지게 기계적 디자인으로 바꿔 놓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히 껍질에 붙어다니는 따개비조차 디테일로 살려놓은 센스에는 버틸 수가 없네요.
등딱지를 열면 12연장 미사일 포드가 드러납니다. 캐노피를 열려면 이 부분을 먼저 열어야 하죠.
캐노피 오픈. 뱀 대가리를 연상시키는 제국 소형 조이드 공용 콕핏은 건재합니다. 역시나 신판과 달리, 투명부품은 클리어 그린 대신 클리어 레드로 돌아왔습니다, 만...신판의 클리어 그린을 끼워도 어울릴듯 싶네요.
콕핏 앞에 붙은 소라게의 눈 같은 부분은 적외선 서치라이트라는 설정. 80년대 일본 메카닉 중에 이런 적외선 서치라이트 달고 있는 게 많은 건(마크로스의 데스트로이드 토마호크, 패트레이버의 한니발 등) 자국 74식 전차 때문일까요? 현실을 모방하는 게 당대의 SF이긴 한데, 수동형 열영상 장비의 발달로 현실에서는 오히려 이런 능동형 장비가 도태되고 보니 SF가 현실에게 추월당하는 기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밑면. 다리가 달려있긴 하지만 실제 전진은 태엽으로 움직이는 이 바퀴로 이루어집니다.
가동샷. 꽤나 그럴 듯하게 굴러가네요.


메인 컨텐츠인 척 하고 있지만 실상은 좀 거창한 설명서 정도인 그 이름 위대하사 '잡지' 되시겠습니다. 뒷표지에는 기존 구판 패키지의 뒷면 이미지를 그대로 박아넣고 있네요. 원형이 된 공병용 모델과, 회전포탑을 장비한 화력강화 모델 등 바리에이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설명서 부분을 제외한 잡지 내용은 초기 배틀스토리 일부와 여타 조이드 소개 등입니다. 아예 잊혀진 줄 알았던 비가자우로를 다시 보게 되니 반갑네요. 뭐 딱히 구할 생각은 없지만...
토미 조이드 시 팬더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은 물건입니다. 예쁘기도 하지만사촌형에게 뺏은 것 빼고처음으로 돈 주고 산 조이드였지요. 당시 살던 빌라 단지내 상가 장난감 가게 바닥에 쌓아놓고 팔던 것을 아버지께서 사 주신 기억이 나는데, 그게 벌써 30여년 전이군요.
그 때 산 물건은 결국 세월의 파도를 넘지 못해 이리저리 해체되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고, 저도 오래 조이드를 잊고 지내다 소위 '신판' 발매 이후 오랜만에 불이 붙어 모 조이드 까페의 운영진으로 몸담기도 했지만...참으로 토미 영업/기획팀의 의중을 알 수 없게도 이 물건의 복각은 신판에선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조이드 그래픽스 시리즈로 복각된 걸 뒤늦게 알았지만, 이상하게 선뜻 기회가 닿지 못해 이제야 구하게 되었네요.
사실 저처럼 딱히 이걸 꼭 구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이제 와서 이 가격에 권할 물건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추억 속의 아이템을 다시 손에 넣은 덕에 적이 만족스러운 지름이었습니다.


박스샷. 토미 조이드 신판 시리즈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던 2008년 무렵, 정규 신판 라인업도 아니고 뜬금없이 월간 잡지+부록 형식으로 몇몇 소형 조이드가 구판 사양으로 복각되었는데, 이게 바로 '월간 조이드 그래픽스'입니다. 월간지 주제에 발매월 표기도 없이 볼륨 넘버만 찍혀 있는데, 통권 7호인 시 팬더는 2008년 7월호(...)에 해당되지요.
기존 박스는 핸드폰 박스보다 조금 컸던 정도로 기억하는데, 조이드 그래픽스는 웬 전화번호부 사이즈라 살짝 당황스럽네요.






참고로 런너에는 태국산이라고 쓰여있는데, 박스에는 메이드 인 차이나라고 쓰여 있군요. 구판 금형을 정말 그대로 갖다 쓰느라 그런 건지...실제 생산이 어디에서 이루어졌지는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태엽에 의해 6개의 다리가 가동되면서 전진하고, 등딱지 위쪽 양 옆의 무장은 수동으로 각도조절이 가능합니다.





콕핏 앞에 붙은 소라게의 눈 같은 부분은 적외선 서치라이트라는 설정. 80년대 일본 메카닉 중에 이런 적외선 서치라이트 달고 있는 게 많은 건(마크로스의 데스트로이드 토마호크, 패트레이버의 한니발 등) 자국 74식 전차 때문일까요? 현실을 모방하는 게 당대의 SF이긴 한데, 수동형 열영상 장비의 발달로 현실에서는 오히려 이런 능동형 장비가 도태되고 보니 SF가 현실에게 추월당하는 기묘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메인 컨텐츠인 척 하고 있지만 실상은 좀 거창한 설명서 정도인 그 이름 위대하사 '잡지' 되시겠습니다. 뒷표지에는 기존 구판 패키지의 뒷면 이미지를 그대로 박아넣고 있네요. 원형이 된 공병용 모델과, 회전포탑을 장비한 화력강화 모델 등 바리에이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MZ-31 시 팬더는 제네바스 제국군이 개발한 중장갑/중무장의 걸작 수륙양용 전투 조이드입니다.
ZAC 2039년, 헤릭 공화국에게 패배하여 중앙대륙에서 쫓겨난 제네바스 제국군은 암흑대륙에 암약하면서 본토 탈환을 위한 상륙작전을 계획했습니다. 공화국의 초대형 조이드 '울트라사우루스'를 해상에서 구축하기 위해, 제국은 물고기형의 수중전용 '워딕', 적의 눈을 가리는 전자전기인 '디메트로돈' 등 수중전 대응기체 2종을 개발하게 됩니다.
당초 디메트로돈은 기존 지상용 기종을 크게 웃도는 수중능력을 지녔고, 워딕도 제한적인 상륙 능력이 있었으므로 이들 2종이면 상륙작전 대비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시제기의 테스트 결과 양 기종 모두 수심 30~100m를 전후한 영역에서 각기 성능이 크게 저하되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상륙작전 성공에 명운을 걸고 있던 제국군 수뇌부는, 이 갭을 메우기 위한 신기종의 개발을 급히 추진하였습니다.
소체가 될 야생체로는 트라이앵글 댈러스 해역에 대량으로 서식하던 소라게형 조이드가 선정되었습니다. 다행히 거의 롤아웃 직전에 이르렀던 공병용 조이드의 기본 구조를 거의 그대로 유용하고, 여기에 기존 중장갑 조이드인 말더(Malder)의 노하우를 추가하면서 시 팬더는 불과 1개월여만에 기적적으로 개발 완료될 수 있었습니다.
ZAC 2041년, 마침내 제국은 이들 3종의 신형 조이드를 앞세워 중앙대륙에 돌아왔습니다. 트라이앵글 댈러스 해역을 넘어 중앙대륙에 다다른 제국은, 발렌시아항과 우라닉스 공업지대 수복을 시작으로 쾌진격을 거듭하여, 마침내 기존 영토의 수복에 대부분 성공하였습니다.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신형 3종 중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된 시 팬더는, 상륙작전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에도 지상전역에서 일익을 담당하였으나, 이후 지상전 능력을 강화한 대형의 '브라키오스'로 대체되면서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행성 Zi에 닥친 대이변으로 야생체가 멸종되면서, 시 팬더의 신규생산은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토미 조이드 시 팬더는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은 물건입니다. 예쁘기도 하지만
그 때 산 물건은 결국 세월의 파도를 넘지 못해 이리저리 해체되어 쓰레기통으로 들어갔고, 저도 오래 조이드를 잊고 지내다 소위 '신판' 발매 이후 오랜만에 불이 붙어 모 조이드 까페의 운영진으로 몸담기도 했지만...참으로 토미 영업/기획팀의 의중을 알 수 없게도 이 물건의 복각은 신판에선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조이드 그래픽스 시리즈로 복각된 걸 뒤늦게 알았지만, 이상하게 선뜻 기회가 닿지 못해 이제야 구하게 되었네요.
사실 저처럼 딱히 이걸 꼭 구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이제 와서 이 가격에 권할 물건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추억 속의 아이템을 다시 손에 넣은 덕에 적이 만족스러운 지름이었습니다.
덧글
어린시절에는 그냥 인상적인 장난감중 하나였는데, 이제와서는 안구해놓은걸 살짝 후회할 지경이네요...ㅠㅜ
몰가도 그렇고, 명디자인이라고 칭찬받는 디자인들은 지금봐도 통할것 같습니다.
....이건 당대의 디자이너들 꼬득여 하나씩 도전 시켜도 구미가 당김직한 작업 아닌가요...
죠이드여 영원하리라...(트랜스포머 영화판 만든 핵심스텝들도 어릴 땐 죠이드 놀았을거야)
(가격은 우리돈 50000원 정도 나오겠죠? ㅜㅜ)
자세히 보면 괴상한 점 하나를 엿볼 수 있는데 공화국은 거북형의 캐논토터스를 자주포로
만들고 제국은 소라게형의 시팬더를 일종의 방사포-자주포로 운용하는 듯 했습니다.
무슨 껍데기 두꺼운 거 달고 다니면 자주포다! 이런 식인가?
개인적으로 신판 조이드 디자인 최정상으로 쉐도우폭스를 꼽고 있는데 예상했던 대로
코토부키야에서 멋드러지게 나오긴 했지만 가격이...ㅜㅜ
성형작약탄 등의 활용 등등의 곳곳에서 2차대전~현대전(냉전기까지...)을 참고한 흔적이 있습니다.
저는 2009년쯤 비슷한 가격에 구했던 것 같습니다.
매시브한 볼륨에 생물같은 다리 움직임까지 소형태엽 명작중 하나죠.
HMM도 꽤 만들었지만 완성후엔 참 프로포션이나 해석이 아쉽더군요.
저도 조이드를 아직도 좋아합니다만.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