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해머 40k는 정해진 모델과 룰에 따라 게임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상대방만 동의하면 정식 발매된 모델이 아닌 타사의 모델을 가지고 게임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런 대체품을 쓰는 것을 소위 프록시(Proxy)라고 하는데, 외국에는 독자적인 게임 룰 없이 이런 프록시용 모델만을 내놓는 소규모 업체들이 많습니다.
폴란드의 퍼펫츠 워는 이런 프록시 모델 업체 중 하나지만, 정말 저작권 위반으로 걸려들 법한 마크나 휘장 종류만 안 쓸 뿐 그냥 '누가 봐도 워해머 모델'을 찍어내는 정도까진 아닙니다. 'GW 모델과 많이 비슷하고 비츠 호환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나름 독자적이라고 못해줄 것도 없는' 수준의 물건을 많이 내놓는데 실제로 제품들을 보면 40k에 그대로 쓰기 어려운 모델이 많지요.
이번에 구입한 모델은 스페이스 마린의 드레드넛 프록시로 쓸만하지만 독자적인 디자인의 2족보행 워커 모델인 '엔포서 배틀 워커'입니다. 폴란드 우편행정은 어떨까 싶었는데 다행히 배송기간은 평균적이라 할 수 있는 열흘 정도였지만 정작 주문 후 발송까지 거진 2주가 걸리는 게 꽤나 신경 쓰였습니다. 어쨌건 잘 도착은 하는군요.
작은 상자에 지퍼백 두 개로 나뉘어 담겨온 내용물. 제대로 된 패키징은커녕 설명서나 데칼 따윈 찾아보기 힘든 건 이 바닥 프록시 업체의 스탠다드? 뭐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본체 구성품. 적당한 포징이 가능한 분할입니다, 만...저는 어지간해서 고정 포즈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ㅅ'
본체 캐스팅 품질은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일부 주형 손상이 있는지 모서리 등에 군살이 좀 있고 기포도 자잘한 게 좀 많이 보입니다.
별매 무장부품. 한 쌍에 5유로씩 하는 비싼 물건인데 캐스팅 상태는 참으로 구수한 옛시대 트렌드. 다시 말해 '자작하는 것보다는 쉬우니까' 봐 주는 수준. 정말 손으로 퍼티 대충 주무르고 프라판 잘라 붙여 만든 원형 복제했다고 보일 정도로 엉망입니다. 특히 플레이머는 파팅라인 경계로 단차가 무려 1.5~2mm 에 달할 정도라 그냥 못 쓰겠네요. 정작 그걸 제외하면 캐스팅 퀄은 본체 수준으로 깨끗하다는 게 참...
일단 본체와 일부 무장 대강 손봐서 세워만 봤습니다. 사실 단순 조립이면 어려울 것도 없는데, 괜히 별매 볼관절 박아주겠답시고 생쑈를 벌인 덕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물건은 거의 누더기가 됐네요.
오른손 개틀링의 포구 하나가 빨간 건, 핀바이스로 포구 뚫어주다 삑사리 나서 급하게 건프라 남는 런너 유용해 수리한 흔적입니다'ㅅ'
다부진 프로포션이 인상적. 참고로 크기는 어깨무장 제외하고 본체 기준으로 약 8.5cm. 더 비싼 드레드넛보다 거의 3cm는 더 크네요. 보고 있냐 GW?!
상체 근접샷. 머리는 하비 베이스 볼관절을 박아서 가동 및 탈착 가능합니다.
오른손 무장은 어설ㅌ...아니, 개틀링으로 우선 골랐습니다.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ㅅ'
양 손의 근접전용 클러는 영 상태가 거시기하군요. 차라리 드레드넛 비츠를 유용하면 어떨까 싶네요.
어깨의 추가무장인 뉴클리어 히터(Nuclear heater). 이름이나 생긴 걸 보면 대강 멜타 비슷한 무기려나 싶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온 부품들 중 가장 캐스팅 상태가 좋은 물건. 약간의 군살만 제거하면 거의 완벽한 상태가 되네요.
어깨 무장 장착방식이 재밌는데...고정용 핀 뒤에 자석을 위아래 2개를 박게 되어 있어서 접착만 안 하면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병이 아닌 워커나 차량 사이즈에서 자석은 아무래도 작은 부품 아니고는 고정이 불안하네요.
동물 뒷다리처럼 두 번 꺾인 역관절 형태의 다리. 두 다리의 구부린 각도가 각자 다르게 되어 있는데 차이가 비교적 적어서 아주 역동적인 자세는 잘 안 나오네요.
팔다리와 허리 등에 볼관절을 박아 가동식으로 만들어 줘서 어느 정도 포징이 가능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하도 실수를 많이 해서 그러잖아도 구하기 힘든 하비 베이스 볼조인트 중짜를 너무 많이 소모한 건 안자랑. 진짜 하비베이스 볼조인트 어디서 구할 데 없나 모르겠네요. 아미아미도 주문 닫혔고...

베이스는 따로 들어있는 게 없어서, GW제 60mm 원형 베이스에 구멍 뚫고 런너 박아 탈착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베이에서 스페인 셀러에게 16개 1세트를 10달러 주고 산 건데...나머지 15개는 어디다 써야 할 지(...)
머리를 떼고 캐노피를 얹는 것도 가능합니다만...별로 취항은 아니네요. 걍 무시할까 어쩔까 고민중입니다.
일단 큰 건 다 손봤으니 기포 등 자잘한 수정만 남았네요.
폴란드의 퍼펫츠 워는 이런 프록시 모델 업체 중 하나지만, 정말 저작권 위반으로 걸려들 법한 마크나 휘장 종류만 안 쓸 뿐 그냥 '누가 봐도 워해머 모델'을 찍어내는 정도까진 아닙니다. 'GW 모델과 많이 비슷하고 비츠 호환도 가능하지만 그래도 나름 독자적이라고 못해줄 것도 없는' 수준의 물건을 많이 내놓는데 실제로 제품들을 보면 40k에 그대로 쓰기 어려운 모델이 많지요.



본체 캐스팅 품질은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일부 주형 손상이 있는지 모서리 등에 군살이 좀 있고 기포도 자잘한 게 좀 많이 보입니다.


오른손 개틀링의 포구 하나가 빨간 건, 핀바이스로 포구 뚫어주다 삑사리 나서 급하게 건프라 남는 런너 유용해 수리한 흔적입니다'ㅅ'






양 손의 근접전용 클러는 영 상태가 거시기하군요. 차라리 드레드넛 비츠를 유용하면 어떨까 싶네요.

어깨 무장 장착방식이 재밌는데...고정용 핀 뒤에 자석을 위아래 2개를 박게 되어 있어서 접착만 안 하면 각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병이 아닌 워커나 차량 사이즈에서 자석은 아무래도 작은 부품 아니고는 고정이 불안하네요.






덧글
캐노피를 얹은 디자인을 보니 오히려 머리가 없어 더 단순해 보입니다.
GW이 나이트타이탄을 내놓고 점점 큰모델을 내다보니 슬슬 공방들도 눈을 여기에 두고 해서 크기 평균이 올라가는가 싶습니다. 빅토리아 미니어쳐는 콜라보로 거포를 만드려고도 했었는데, 이거 한 3년 뒤면 32mm 고딕SF 열차포 같은게 레진덩이로 나와버리는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