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26 19:06

순진하다는 건 칭찬이 아니다 Society

매국노가 아니면 역적이지, 이건 무슨 헛소리죠?에서 트랙백.

흔히 정치인들을 놓고 성향이나 선악을 떠나 대단히 계산적이고 치밀한 사람들일 거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그들도 결국 사람이고, 수많은 전문가와 싱크탱크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독단이나 아집에 빠져 멍청한 선택을 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간단히, 이런 사례들이 그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보일리는 없다"는 가정(sonnet)
돈 때문이 아냐(sonnet)

소위 '노빠'들을 위시한 대북 유화정책 추종자들의 문제는, 그들의 현실인식 수준이 저열할 뿐만 아니라 그 저열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과도한 도덕적 우위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종종 조롱의 대상이 되는 그들의 '이중잣대'는, 단순히 멍청함에서만 비롯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들의 아집은 차라리 종교에 가까울 만큼 논리성과 거리가 멀다. 노'뽕'이나 '감성팔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이들에게 대북 유화정책이란 '우리에게 이로운 것'일 뿐만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사명'의 성격도 띄고 있다. 그게 사명인 이유를 그들은 계산이 아니라 감성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노무현은...누가 뭐래도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계산적이지 못하고 감성적인(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이 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같은 사례만 봐도 여실히 알 수 있듯이.

그런 사람에게 '순진하다'는 평가는, 실수의 핑계가 아니라 자질 부족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에 불과하다. 지도자로 누굴 뽑아야 할 지는 몰라도, 최소한 누굴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그는 자기 집권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가장 뼈아프게 던져준 셈이다.


p.s. 노무현과 히틀러의 비교는 흥미로운 지적이다. 노무현이 '자기가 (잘못) 알고 있는 현실 하에서의 도덕'을 추구했다면, 히틀러는 도덕 그 자체를 무시해 버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덧글

  • ㅇㅇ 2013/06/26 21:16 # 삭제 답글

    좋게 말해서 순진하단거지, 나쁘게 말하면 현실파악 못하고 꿈 속에서 허우적대는 호구밖에 더 되겠습니까.
    저는 주인장님께서 그런 의미로 순진하다고 한걸로 봤습니다. 순진이 절대 긍정적인게 아니지요.
  • Bluegazer 2013/06/26 21:21 #

    단어 자체가 원래 밝은 의미가 강하다 보니 조소 이상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싣기 좀 어렵기는 하네요. 멍청하다는 말도 사실 뜻이 너무 모호하고...
  • 지나가자 2013/06/27 00:27 # 삭제 답글

    순진한 애들이 아무 이유없이 곤충분해하고 개구리 잡아 터트려 죽이죠...그냥 제미있다....한마디 하고요...

    순진하기만 하고 자기 앞가름 못하는 중2병 환자들이 부모덕에 호의호식하는 세상인지라....-;-....사고 친거 덮어줄 부모사라지고 나서 자신이 부모가 되어서 순진한것만 찾는 사람들이 많죠..-;-...
  • Bluegazer 2013/06/27 00:33 #

    미성숙한 아이들은 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정치인은 그게 아니죠.
  • γοργεους 2013/06/27 01:16 # 삭제 답글

    순진하다기보다는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네요.
  • Bluegazer 2013/06/27 08:52 #

    근데 또 그렇게 풀어놓으면 너무 일반론처럼 들리는 것 같아서...
  • TOWA 2013/06/27 01:38 # 답글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대통령엔 안어울린다려나요<
  • Bluegazer 2013/06/27 08:55 #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가 중대사를 다룰 그 어떤 공직에도 오르면 안 될 사람들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사회에서도 제거되어야 마땅할 불순분자들입니다. 좌건 우건 기본적으로 현실인식은 정확하게 하고 나서 성향이 갈려야 하겠죠.
  • gvw 2013/06/27 03:59 # 답글

    영어에는 naive라는 너무 좋은 단어가 있죠.
  • Bluegazer 2013/06/27 08:56 #

    우리말의 순진하다보다는 그 편이 좀 더 낫긴 하겠네요.
  • Minowski 2013/06/28 11:13 # 삭제 답글

    아마도 노무현 생각에는 어떤 식으로든 실무회담에만 끌어들이면 북측도 양보하겠지하는 생각으로 임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귀국해서는 언론플레이하면 여론도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뭐 아직도 유체이탈 화법으로 노무현 쉴드치는 사람들 보면 이 믿음은 근거가 있다고 보지만..)

    결국엔 김정일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동시에 뒷통수 칠 수 있다고 믿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쯤되면 스스로 대단한 지략을 가졌다고 망상속에 살았다고 할 밖에....
  • Bluegazer 2013/06/28 13:15 #

    지략이라기보다 '이 정도로 허심탄회하게 다가가면 상대도 뭔가 동하는 게 있겠지' 정도에 가깝지 않나 싶고, 기실 그게 햇볕의 핵심이죠. 코웃음밖에 안 나오는 얘기지만...
  • 지나가는사람 2013/07/23 21:27 # 삭제 답글

    유하게 표현해서 순진하다는 거지
    강하게 이야기하면 현실파악 못하고 멍청한거죠. ㅋ
    순진하다는것=무지하다는것,경험이 충분하지 못함
    이라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 Bluegazer 2013/07/23 21:35 #

    naive 같은 어감을 노렸는데 좀 부족하긴 하네요.
    무지하다와는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평가기준 자체가 왜곡된 경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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