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전에 이미 뭔가에 홀려 아미아미에 리뉴얼 버전 예약을 넣어뒀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시간은 흘러흘러 바야흐로 10월 말. 'Your order is ready'라는 메일이 왔길래 뭔가 싶어 열어보니,
그거슨 지름-god께옵서 그간 부족했던 믿음을 도로 다지라 이르시는 계명의 메시지였던 거시였던 거시여따
...하여, 다음달 날아올 고지서의 숫자는 가일층 무거워지고, 제 손에는 이런 물건이 떨어졌스빈다 잇힝'ㅅ'
1. 제품 리뷰
■ 박스 오픈

다만 리뉴얼 버전에는 전용 스탠드가 기본 포함이라 두께만 더 두터워졌습니다.



제품 구성
○ 본체 및 부분품
- 메사이어 알토기 본체 x 1
- 건 포드 x 1
- 어설트 나이프 x 1
- 교체용 손 부품 x 3쌍 (주먹손/도수/무기 쥐는 손 각 1쌍씩)
○ 전용 스탠드
- 스탠드 받침대 x 1
- 암 A x 1
- 암 B x 1
- 어댑터 x 3 (파이터/거워크/배트로이드용 각 1개씩)
○ 기타
- 알토 피규어 x 2 (콕핏 탑승자세 피규어 x 1, EX-기어 착용 피규어 x 1)
- 피규어용 리드선 x 1
- 피규어용 베이스 x 1
- 사용설명서 x 1
■ 파이터 모드












■ 거워크 모드





엄지와 검지는 독립 가동하고 중지부터는 통짜로 움직이는 전형적인 MG 건프라 타입의 가동식 손이 기본으로 부속. 손바닥에는 고정돌기가 돋아나 있고 악력도 엄청나게 좋아서 무장을 쥐어주면 거의 흔들림 없이 잘 잡고 있습니다.


■ 배트로이드 모드







■ 기타 부분품
- 건포드

- 실드 & 어설트 나이프



- 각종 손 부품

- 알토 피규어 A & B

....아니 뭐 더 할 말이 있다고
도색상태나 디테일은 걍 안 허전해 보이는 수준까지만.


- 전용 스탠드
구판에서는 전용 스탠드가 별매품인 슈퍼팩/아머드팩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리뉴얼 버전에서는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게가 무게다보니 베이스도 크고 튼튼하지요. 기둥이 되는 암 A를 베이스에 결합한 뒤, 각 모드에 맞는 전용 어댑터 부품을 조합해서 본체를 올려놓는 식입니다.
SMS의 로고가 들어간 베이스가 멋지지만, 액션베이스나 야마토제 마크로스 전용 스탠드처럼 가동이 되는 게 아니라 완전 고정식이다보니 가지고 노는 재미는 다소 떨어지네요.










2. 구판과의 변경점 및 개선점
깨알같은 디스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제부터가 본편.
사실 구판도 따로 놓고 보면 그렇게 못 써먹을 물건까진 아닌데, 워낙 설정 원안과 동떨어진 프로포션과 가변시 결합강도의 부족 및 가격에 비해 다소 어이없는 일부 디테일 등 때문에 욕을 엄청나게 먹은 케이스죠. 특히 같은 회사 다른 사업부의 1/72 프라모델 시리즈가 워낙 잘 나오다보니 서로 비교가 되면서 초합금 DX 쪽의 평가가 더 내려간 듯 합니다. 더구나 손으로 그린 그림을 토대로 입체화를 해야 했던 이전 작품들의 기체들과 달리, 처음부터 입체화를 고려해서 3D로 모델링된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설정 원안과 거리가 생겼다는 건 쉽게 납득하기는 힘든 부분이죠.
참고로 비교에 쓰인 구판은 중고품이었던 관계로 먹선이 일부 들어가 있고, 마킹이나 도색이 많이 손상되어 일부는 제가 고의로 긁어내 없애버린 부분도 적지 않으니 참고 바랍니다.
※비교사진에서 왼쪽/위쪽이 구판, 오른쪽/아랫쪽이 리뉴얼 버전입니다.
■ 파이터 모드

리뉴얼 버전은 이런 점들이 대부분 개선되었고 프로포션도 더욱 슬림하게 바뀌었습니다. 대신 볼륨감과 무게는 꽤 줄어든 편.

- 배트로이드 모드시 가동되는 블럭의 분할선이 후퇴하면서 노즈기어 커버 길이 연장,
- 노즈기어 전개방향이 정반대로 변경. 노즈기어 길이 연장 및 디테일 대폭 개선(캐터펄트 후크 추가 등)
- 콕핏

- 파일럿(알토) 피규어가 별도부품화.
- 후방석 전개 기믹 추가
- 윈드실드 앞쪽 양 옆의 푸른색 장육각형 센서 4개가 부분도색에서 클리어 블루 별도부품으로 처리
- 인테이크 주변 및 전방 동체

- 인테이크 커버 탈착 기믹 추가 및 흡기팬 모양의 디테일 추가.
- 인테이크 및 스트레이크의 두께 축소로 동체 전체 두께가 얇아짐
- 사이드 아머가 동체 곡선에 딱 맞는 형태로 개선. 파이터 모드에서 영 고정이 안 되어 왈가당거리던 것도 개량되어 더 이상 제자리 못 잡고 덜렁거리는 일은 없습니다.

- 후방 동체/상면

- 날개의 전개각도가 기존 3단계에서 4단계(직선익 형태)로 증가
- 머리 양 옆 패널(배트로이드 모드에서 어깨 플레이트가 되는 부분)의 슈퍼팩/아머드팩 미사일 런처 연결용 구멍 삭제. 리뉴얼 버전은 이 패널이 탈착식으로 바뀐 걸 보면, 리뉴얼 버전용 슈퍼팩/아머드팩에는 그 구멍이 뚫려 있는 전용 패널을 별도로 넣어주지 않을까 합니다. 구판용 슈퍼팩/아머드팩에서도 사이드 아머가 딱 이런 식이었거든요.

- 후방동체/측면

- 수직미익 크기 축소. 이건 왜?

- 동체 양 측면 상판 패널과 다리(엔진부)의 결속방식 변경. 이 역시 컨포멀 탱크 때문에 다리의 결합각도가 살짝 바뀌는 슈퍼팩/아머드팩 장착을 우선 고려한 관계로 노멀 상태에서는 이 패널이 위로 살짝 들려 올라가 있어 어색했지만, 리뉴얼 버전에서는 결합핀이 다리에 수직으로 꽂히는 게 아니라 수평 방향으로 걸어주는 방식이 되면서 이를 해결.
- 다리 측면 패널 형상 변경. 짧고 뭉툭하던 끄트머리가 길고 뾰족하게 바뀌었고, 이 커버에 같이 붙어있던 발목 바깥쪽 장갑도 커버와 분리되어 발목에 고정.
- 후방동체/하면

- 벤트럴 핀의 대형화 & 각도 조정. 구판은 밖으로 벌어져야 할 벤트럴 핀의 각도가 엉뚱하게도 수직인데다 길이도 너무 짧아서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었지요. 거기다 벤트럴 핀에 가려져서 랜딩기어 커버를 열기도 힘들었는데, 이런 부분들의 개선은 정말 반갑습니다.

- 엔진노즐(발 부분)

- 발 안쪽에 노즐모양 디테일 추가
■ 거워크 모드

- 다리 부분

- 인테이크부와 동체 연결기믹 변경으로 결합강도 개선. 알량한 봉형 핀 하나에서 널찍한 판형 핀 2개로 바뀌면서 고정이 확실해졌습니다. 낙지처럼 흐느적거리는 거워크는 죽었어! 더는 없어!

- 팔 부분

- 어깨 블럭과 동체간 연결 관절 구조가 대폭 간략화되면서 관절강도 개선.
- 동체 부분

- 상판 안쪽 전체에 메탈릭 그레이 도장 처리. 별 거 아닌 듯 싶어도 괜찮은 부분.
■ 배트로이드 모드

...그러니까, 이게 지금 똑같은 3D 모델링 데이터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거지?
- 머리부분

- 뿔(레이저 기총)이 양 옆으로도 벌려지도록 가동축 개선
- 뿔 재질이 조금 더 단단한 재질로 변경. 구판은 솔직히 너무 말랑거리고 쉽게 휘다보니 파이터 모드에서 등판에 밀착하지 못하는 경우도 가끔 생겼죠.
- 머리 폭이 더 슬림하게 좁혀짐
- 목관절 받침판이 이중관절에 의해 들려 올라가는 식으로 변경되어 고정성 확보. 구판 배트로이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이렇게 사라졌습니다. Olleh!
- 목관절 강도 개선. 다만 그렇게까지 빡빡하지는 않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
- 가슴부분

사실 개악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구판에서 변형기구 가동 공간 마련한답시고 휑하니 뚫어놨던 기수 하면의 양 옆부분까지 빈틈없이 메우다보니, 기수부 드나들 공간이 좁아지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대단한 불편은 아니지만 행여나 파손을 막으려면 변형시 신경은 써야 하는 부분.
- 고관절 부분

- 기수 하면부 디테일(패널라인 등) 추가

- 허리 부분이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고관절 블럭이 앞으로 돌출. 사실 이건 구판에도 있는 기믹이지만, 허리 가동축에 볼관절 따위를 박는 바람에 강도가 너무 부실해서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죠. 리뉴얼 버전에서는 볼관절 삭제 및 가동축에 래칫 구조 추가로 강도가 확보되면서 이 기믹이 빛을 보게 됐습니다. 덕분에 인테이크가 허리에 걸리적거리는 일이 없어져서 고관절 가동범위도 대폭 확대.
- 발목 부분

- 발목관절 위치가 바짓단 안 쪽에서 발바닥쪽으로 이동
- 발목에 이중관절 적용.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형제품에는 기피되는 기믹이지만, 이 물건은 다이캐스팅 관절의 강도가 워낙 우월해서 전혀 문제될 게 없습니다.
- 발목 다이캐스팅 관절의 흰색 부분도색 삭제. 왜 빠졌는지 다소 납득이 어려운 개악점이지만 뭐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닙니다.
■ 기타 부분품
- 건포드


- 건포드 전개/수납시 고정기믹 추가. 손잡이를 밑으로 잡아빼야만 총열뭉치를 앞으로 빼거나 뒤로 밀어넣을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굳이 필요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있어서 나쁠 건 없는 기믹.
- 내부 메커니즘 도색이 메탈릭 그레이로 변경
- 음각으로 살짝 파여만 있던 외부 슬릿이, 전부 외판을 관통하도록 바뀌었습니다.
- 총구 디테일 개선. 이제 좀 '총구멍' 다워졌군요.
- 실드 & 어설트 나이프

- 실드 바닥쪽에 메탈릭 그레이 도색
- 커버가 접히는 기믹이 추가되면서 팔에 장착시 더욱 밀착
- 실드에 어설트 나이프 수납기믹 추가

- 손잡이 컬러 변경 및 결합용 홈 추가
- 알토 피규어(EX-기어 착용) 추가
할 말 없음. 넣어주든지 말든지(...)
- 전용 스탠드(구판 스탠드는 별매 슈퍼팩에 들어있는 것으로, 일반판에는 없습니다)

- 도색을 제외하면 받침대는 사실상 동일한 물건으로 신/구판 호환도 가능하지만, 그 외의 부품들은 전부 교체. 부품 수가 1개 줄고 조합방식도 간편해졌지만 고정성은 오히려 더욱 좋아졌습니다.
■ 총평
이 쯤 되면 아시겠지만, 그냥 문제가 되는 부분을 개수한 정도가 아닌 사실상 전면 재설계된 제품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구판과 공유하는 부품이 거의 없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고요.
구판의 경우, 단순히 기믹이 부실하다거나 디테일이 부족하다 수준을 떠나서, 이게 과연 디자이너인 가와모리 쇼지와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하에 혹은 제대로 된 감수 하에 설계된 제품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설정 원안의 재현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많습니다. 변형이나 가동기믹을 구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된 정도라면 이해가 되지만, 기실 그런 부분보다는 원안의 형상이나 구조를 아예 잘못 이해했거나 대충 해석한 부분이 훨씬 많지요.
리뉴얼 버전은 이런 구판의 문제점들을 대부분 완벽히 수정한 것은 물론, 기존에 구현되지 않은 새로운 기믹과 디테일 등을 추가하여어 더더욱 완성도를 높인 점에서 단순 수정판이 아닌 말 그대로의 '2.0'이라 할 만 합니다. 간혹 같은 제품의 바리에이션이 전개되면서도 조금씩 수정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 VF-25 리뉴얼 버전에서는 그럴 만한 부분이 딱히 있을지 의문이네요.
그나저나 구판과 리뉴얼 버전을 비교하면서 가와모리 영감님 왈,
'호넷과 슈퍼호넷도 차이가 크잖아요'

3. 마무리

그간 1/60 마크로스 완성품 라인업은 사실상 야마토의 독무대였습니다. VF-25는 여기에 반다이가 야심차게 던진 출사표였지만, 결과는 꽤 실망스러웠죠. 그로부터 3년 후, 높은 완성도로 주목받은 YF-29에 이어 첫 작품이었던 VF-25의 리뉴얼 버전을 극장판 2편 개봉과 함께 내놓은 것은 더 이상 야마토에게도 뒤질 게 없다는 선언과도 같은 의미가 있지 않나 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관절 강도나 가동범위 등은 이미 야마토보다도 한 수 위이기도 하고.
뭐 반다이가 얼마나
그나저나 구판은 어쩔 거냐고 묻는 분이 계신다면....일본을 공격한다? 우와아아앙?
※ 요 약
장점 :
- 구판의 문제점을 마리오 동전 먹어치우듯 일소한 반다이 회심의 일격.
- 설정 원안에 더욱 충실해진 프로포션과 디테일.
- 변형 및 가동시 각부 고정성도 충분
단점 :
- 표면이 매끄럽다보니 흠집은 둘째치고 부분도색 까짐은 여전할 듯
- 마무리가 어째 조금...
- 무게랑 부피 때문인 건 알겠지만, 그래도 스티로폼 트레이는 좀 달리 생각해 보는 게...
- 날개는 왜 자꾸 위로 살짝 휘어서 오는 건데?
- 다른 건 몰라도 인테이크 디테일은 진짜 좀 아니다
- 배트로이드 변형시 흉부에서 조금 난감한 사람들이 많을 듯
- 교체용 손 부품에 편 손이 빠진 건 아쉽다- 가격님 모친께서 위독하시답니다
총평 :
스케일 및 프라모델/완성품을 막론하고 VF-25의 결정판.좀 굶으면 어때 안 죽어.
ⓒ 2011 ビックウェスト/劇場版マクロスF製作委員会
덧글
복좌형 뒷좌리에 태울 아이는.. DX합금 VF-27에 들어있습니다~~ ^^;
(거기에 동스케일의 란카가 들어있는데, 태워봤더니 딱 맞더라구요~)
아 그리고~~~ 저 복잡한 허리부분의 변형기구에 대해서는... 설정책자에 잘 설명이 나와있는데. 뭐 그냥 특수한 소재를 사용해서 어쩌구 저쩌구.... 자기장을 이용한 역장필드를 통해서 어쩌구 저쩌구.... 이러쿵 저러쿵.. 해서 기존 VF시리즈의 변형기구의 내구성한계를 극복하고 재정비성도 올리고 변형시간도 단축했다고 합니다... 라나마나! 그냥 만화니까 넘겨야죠.
어차피 건담도 무안단물 미노프스키입자 만세잖아요~ ^^;
변형기구는 모터나 유압 액츄에이터 같은 게 아니라 무슨 자기역장 등등을 이용해서 해결했다고 하는데, 변형 이후의 강성은 어떻게 확보하는지 뭐 그런 게 딱 눈으로 봤을 때 영 걸려서요. 뭐 건담에는 메타스 같은 극 개미허리도 있으니 뭐라 할 수 있겠습니까마는....이해하고 넘어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