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3 00:54

글쎄올시다 Society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이번 천안함 안보리 의장성명건을 두고 한미 정부측을 비판하는 언론이나 네티즌들은 마치 한미측이 억지주장을 국제적으로 관철시키려다가 한 방 얻어맞고 야코죽은 사례로 보려는 것 같은데...

만약 중국에게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확신 혹은 합조단 조사결과가 명백히 잘못됐다는 근거가 있었다면, 이번 일은 오히려 중국의 명백한 패배고 굴욕이 아닐까. 한미측에게는 없는 사실을 날조해서 무려 안보리 의장성명까지 끌어냈으니 그 나름대로 성공인 것이고, 중국은 맘에 안 드는 안보리 결정을 언제고 거부권으로 엎어버릴 수 있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면서도, 한미측의 무력시위에 눌려 할 말도 제대로 못한 격이 될 테니.

도리어 중국조차 북한 소행이라는 데에 동의하거나 최소한 반박할 근거를 갖지 못했다고 봤을 때, 이번 일은 '니들 말이 틀렸다는 건 아닌데 좀 조용히 넘어갈 수 없을까?'라는 중국의 입장도 배려하면서, 중국 또한 안보리 차원의 규탄성명을 막지 않는 양보 정도를 한미측이 받아낸 건 정도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어느 쪽이건 간에, 북중 관계는 흔히 말하는 '끈끈한 혈맹'보다는 '동네 공인 사고뭉치가 더 큰 사고 쳐서 동네 뒤집어놓는 것 말려보려고 어쩔 수 없이 맡아둔' 경우에 가깝다는 걸 생각해 보면, 중국이 북한 때문에 골치썩을 일이 자꾸 생기는 자체가 우리 입장에서는 별로 손해볼 게 없어 보인다.

덧글

  • 구름따라 2010/07/13 01:53 # 삭제 답글

    애초 정부의 입장이 완벽한 조사를 통해 우방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도 인정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유엔 안보리에서 최소 북한을 규탄하는 성명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만만했구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북한이라는 명확한 주체가 빠진 '의장성명'으로 결정된 건 결국 한국정부 외교력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고, 심지어 미국이 중국에게 양보했다는 인상까지 줍니다.
    이를 두고 그만하면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는 건 이명박 정부의 외교가 그만큼 미숙함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 Bluegazer 2010/07/13 02:44 #

    본문에도 써 놨듯이 양보를 한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일방적 양보가 아니라 중국의 양보에 대한 반대급부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미합동 해상훈련건도 그렇고요.

    사실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압박에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기대하는 건 희망사항일 뿐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입니다. 소극적 찬성 내지는 방조 정도를 얻어내는 정도가 최상의 결과라고 봐야지요. 그런데 저들 국가는 안보리에서는 똑같이 비토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이고, 안보리에서 통과된 내용은 최소한 저들이 반대는 하지 못한(안 한) 결과입니다.

    러시아는 자체 인력이라도 파견했지만 그러고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중국은 아예 그런 시도조차 없었지요. 북중관계에 비해 훨씬 미적지근한 북러관계를 생각해 보면, 왠지 오지랖이라는 느낌의 러시아측 대응보다는 중국측의 대응이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 미연시의REAL 2010/07/13 02:53 # 삭제 답글

    동의합니다. 까대기만 바쁜 좌파성향들이야 어쩔수 없죠. 지금 어찌보면 좌파성향의 언론이나 네티즌들의 주장대로 그 억지주장이라고 하는것에 유럽이 대북규탄결의안까지 내고 UN에서 의장성명까지 나왔다는건 굉장한 성공이지 실패는 아니니까요.
  • Bluegazer 2010/07/13 08:34 #

    딱히 '좌파성향'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중국이 동북아에서 갖는 입장을 생각해 보면 이번 결과 정도가 기대할 수 있는 최대값에 거의 근접했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합니다. 한미가 기대한 것도 그 쯤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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