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에게인터넷이라는 편리한 도구가 끼친 대표적 악영향이라면, 귀차니즘의 확산과 엉터리 지식인의 대량생산이 있다 하겠다.
본인 역시 그 생산물의 범주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지라 더더욱 안타깝지만.
이런 부류들은,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스스로 지식을 탐구하기보다는,
더 잘 아는 다른 사람이 공들여 내놓은 나름의 결론을 가져다 난 체 하기 바쁘다는 데 그 패악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작가분은 그런 얼치기 지식인들이 써먹을 '가공된 결론'을 제공해 주는 원흉(?) 중에서도
가장 비난을 덜 받는 동시에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는 소위 '본좌' 중 한 명이고, 이번에도 특유의 가벼운 터치로
무엇보다 진중한 내용을 담아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귀차니즘과 좁아터진 식견 때문에 머릿속에서 빙빙 돌기만 하고 제대로 표현되지 못하는 개념이나 사상이
이런 좋은 작품들 덕에 구체화되는 경험은 속시원하면서도 왜 나는 남들에게 이런 사람이 되지 못하나 싶은
일종의 자격지심을 가져다 주는 듯 하여 속이 쓰리기도 하다.
비록 웹상에 올리는, 출판만화와는 비교되지 않는 간단한 만화라고는 하나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가져다준
굽시니스트님에게, 최고의 경의와 함께 감히 본좌의 칭호를 다시 한 번 바치면서, 머릿속에 얽힌 복잡한 상념과 개똥철학을
정리해 볼 시간을 갖고자 한다.
p.s. 항상 느끼는 거지만, 풋내나는 시니컬리즘과 쿨한 것을 구분 못 하는 어린 아해들은
어디서고 불쾌한 밤꽃냄새를 풍기고 다니더라. 자기 방에서 그치면 모르겠는데
남의 집에서 행패를 부려서야 3대가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지롱.